아직 눕지 않는 풀 위로 바람이 스친다 여름 지난 기억은 애써 돌이킬 수 없다 봄 내음은 풀석이는 흙거죽에 뭍어난다 언제적 이였을까 깊은 절망에 발걸음을 밤바람을 가르며 찾아지만 채워질 수 없는 인연인 것을 다시 돌아갔던 길은 영영 다시 돌아 볼 기억조차 희미하고 봄에 닿은 삼월 어느 들판에 흙먼지 되어 흩어졌나
말라죽더라도 얼어 붙어기에 버틴 덧은 우수 지난 빗물에 자빠진다 차라리 얼음이라면 단잠에 속아 영원할 것을 꿈은 편할 덧에 깨어졌다 속지 않는다는 듯한 썽그런 여인에 눈동자는 우수 지난 비를 떨쳐내고 겨울은 갔지만 봄은 멀어 녹아내린 들길에서 질척이니 어느 곳 어느 날 햇살에 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