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년놈 」과 택호(宅號)

나라에는 국호(國號)가 있으며, 기업,가게에는 상호(商號)가 있다.
그리고 가정(家庭),집안에는 택호(宅號)가 있다
지금은 도시문화로 거의 사라져가는 모습이지만 아직 농촌지역에 남아있는 모습으로 ‘택호’를 부르는 사례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농촌마을은 현연관계 씨족의 공동체로, 농사 생산수단 공동체로 형성되어 왔으며, 그 가운데서 가정이라는 단위에 부여하여 부르는 것이 택호이다.
택호는 보통 한가정의 최고 연령자인 아내의 출신지역(고향)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경우가 많으며, 누가 특별히 지어주거나, 주변에서 자연스러이 부르는 경우도 있지만, 집안의 아내인 당사자가 정하여 이웃사람들에게 공포(?)하는 한턱내는 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로서 한집을 일컫는 이름으로 택호는 그 집의 여인에 있음을 볼 수 있다.
여인이 스스로 정하여 마을사람들에게 알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 여인이 정한 이름으로 그 집을 부르게 되며, 그 집을 일컫는 실질적인 대표성을 띄게 된다.
여기서 지나칠 수 없는 것이 우리가 익히 아는 집의 대표자는 가장(家長)이라 하여 집안의 최고 연장자의 남자로 알고 있으나, 우리의 전통적인 호칭과 관습은 이와 반대로 여성에게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유럽사회의 여자가 결혼하면 자기출신 성(姓)을 버리고 남편의 성을 따르는 문화와는 확연히 다르며, 임란(壬辰倭亂) 이전까지 족보(族譜)에도 나란히 기록되고 제사(祭祀)의 부담과 상속(相續)의 권리도 남자와 구별 없이 동등하게 했다는 내용보다 한 단계 더 올라선 “여성중심의 사고”를 엿볼 수 있는 정통관습이라 하겠다.
이와같은 ‘여성중심’의 사고는 우리의 언어에도 남아 있는데, 그 예로 우리가 흔히 남자와 여자를 합쳐서 지칭할 때 ‘한자’음으로 ‘남녀(男女)’라고 하여 남자가 먼저오고 여자가 나중온다, 마치 북한이 ‘북남회담’이라고 남한이 ‘남북회담’이라고 하듯이 어느 것을 중심을 두는 쪽을 먼저 말에 앞에 두는 것이다.
이에 반해 남자와 여자를 일컫는 우리말로 ‘년’과 ‘놈’이 있다.
지금은 언어의 시대적 변화로 듣기에 심한 ‘욕’으로 변질되었지만, 우리말에 표현하는 여자와 남자의 말로 합쳐서 부르는 말은 분명히 “년놈”이며, 이말의 앞에 오는 것은 지나(중국)의 사고(思考)와는 달리 여자를 앞에 두어 일컫고 있으니, 이 또한 우리 내면의 오랜 관습에는 “여성을 중심에 두는 것”이 우리 사고(思考)의 틀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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